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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추천&리뷰

(영화리뷰) 영화 라라랜드 주관적인 리뷰

영화 라라랜드는 개봉 당시 인기가 많았다. 주변사람들이 다 봐도 뮤지컬영화이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그다지 보고 싶지 않았던 영화이다. 근데 요즘 유명한 영화들을 하나씩 찾아보면서 재미를 느끼고 있는 중이라 이 작품도 개봉 8년 만에 처음 보게 되었다. 유명한 영화임에도 호불호가 갈리는 편인데 리뷰를 통해 나의 호불호를 밝혀보고 싶다.

 

스토리와 캐릭터

스토리와 캐릭터는 평범하지만 이게 공감을 이끌어 낸다.

라라랜드의 스토리와 캐릭터는 조금 평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스토리 자체는 남녀의 사랑과 소멸을 다루고 있으며 캐릭터도 엄청 개성 있거나 특별한 면이 딱히 없다. 그리고 이 스토리가 특별한 사건에 의해 전개되지 않는다. 상대방이 죽을병에 걸렸다던지 상대방의 충격적인 비밀을 알았다던지 하는 흥미를 이끄는 요소가 별로 없다. 라라랜드는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 평범한 남녀가 서로를 위로하다 사랑에 빠지게 되고 또 헤어지게 되는 일상적인 연애사를 다루고 있다. 이는 누군가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바로 내가 그랬다. 뮤지컬 장면이라도 영화 첫 부분처럼 역동적이고 엉덩이가 들썩거릴만한 장면들을 넣었으면 덜 지루할 수 있었을 거 같은데 뮤지컬 장면조차 로맨틱하긴 하지만 심심한 느낌이라 더 지루하게 느껴졌던 거 같다. 그러나 이 평범함에서 사람들을 공감을 얻은 거 같다. 그 당시 자신의 상황에 맞는 연인을 만나 사랑하게 되지만 또 각자의 상황 때문에 헤어지기도 하는 평범한 연인들의 과정을 보고 자신의 지나간 옛 연애를 떠올리며 아련함을 느끼고 추억에 잠기게 되는 것 같다. 이런 평범함이 공감할 수 있는 요인이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로맨스 영화가 되지 않았나 싶다. 물론 나는 별로 공감이 안 갔지만..

 

연출

뮤지컬 표현과 고전미

라라랜드는 뮤지컬 영화이다. 영화 속 인물들이 일상적인 행동을 하다가도 갑자기 춤추고 노래 부르는 장르라는 것이다. 라라랜드는 이 뮤지컬을 영화 속에 잘 녹여낸 작품으로 정평이 나있다. 일상과 뮤지컬을 적절히 섞어서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뮤지컬을 등장시킨다. 그리고 이 장면들을 참 로맨틱하게 잘 만들었다고 느꼈다. 조금씩 호감을 가지기 시작한 두 남녀가 보랏빛 하늘과 도시전경을 두고 춤을 추는 장면은 유명한 장면이다. 보라색 밤하늘 아래 둘 만 있는 듯한 고요함 속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듯 춤추는 둘의 모습에 설레기 시작한다.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 천문대에서 데이트하는 장면이 나에게는 가장 인상 깊었다. 천문대을 구경하던 둘이 둘만의 세계에 빠져 환상과 같은 밤하늘을 날아다니는데 말 한마디도 없이 잔잔한 노래 속에서 표현된 남녀의 모습은 마치 고전 영화를 보는 느낌까지 주었다. 영화는 둘의 로맨스 서사를 이야기나 사건으로 전달하기보다는 한 폭의 그림 같은 아름다운 뮤지컬로 표현하고 있다. 영화는 고전적인 느낌을 위해 가로가 길로 세로가 짧은 화면 비율을 사용했는데 이 비율이 고전 영화에서 자주 사용하던 비율이라고 한다. 등장인물의 머리 위에 여백이 거의 없을 정도여서 컴퓨터로 영화를 본 내게는 솔직히 답답한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영화관에서 봤다면 훨씬 멋진 느낌이 났을 거 같다. 

색상

라라랜드는 또한 색감을 잘 활용하고 있는 영화로도 유명하다. 인물들이 입고 있는 옷이나 그들이 거니는 풍경에는 꼭 빨강, 노랑, 파랑 등 원색을 집어넣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연극적 요소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처음엔 쨍한 색만 입던 미아가 나중에는 무채색 위주로 입는 것을 보고는 이게 무슨 의미가 있겠구나 싶었다. 영화에서 색상은 중요한 요소인데 나는 후반에 가서야 눈치를 챘다. 처음에는 색깔이 미아와 세바스찬의 꿈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각자 배우와 정통재즈피아니스트의 꿈을 안고 도시에 살아가는 청년들이다. 미숙하고 풋내 나지만 꿈으로 빛이 나는 그들을 원색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했고 후에 그들이 꿈을 이루었을 때는 성숙하고 안정적인 그들의 삶을 무채색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색상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보니 색상이 인물자체를 상징하거나 그들의 기분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의 의견을 보니 그쪽이 맞는 거 같았다. 우선 파란색은 미아를 상징한다. 미아가 처음 입은 드레스색, 미아의 방 벽지색, 그녀가 거니는 밤거리의 색까지 푸른색을 띠고 있다. 반대로 빨간색은 세바스찬을 상징한다. 그의 차는 적갈색이고 초반에 그가 간 드라이브스루식당, 그가 일했던 바의 네온사인도 빨간색이다. 이 둘이 만나 서로의 꿈에 대한 열망과 좌절을 공유하며 선명한 파란색과 빨간색이던 그녀와 그가 합쳐져 보라색의 합일을 보인다. 둘이 점점 호감을 갖기 시작하고 같이 새벽녘에 춤을 출 때 하늘은 보랏빛이고 그들이 데이트했던 천문대에서도 보랏빛이 나온다.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확실하게 확인 한 다음날 그들의 곁에는 정말 쨍한 보라색의 쓰레기통이 놓여있다. 각자의 세계에 있던 두 남녀가 만나 서로의 세계가 섞이고 있음을 색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 외에도 영화 속에는 색을 통해 다양한 상징을 넣고 있다. 이 색상의 의미에 대해 알고 난 이후 영화를 돌려 봤는데 생각보다 더 많은 곳에 상징적인 색상을 집어넣고 있었다. 색상이 인물뿐 아니라 인물의 기분도 표현하고 있어 남녀가 싸울 때는 둘 다 어두운 옷을 입고 있고 미아가 오디션에 떨어지는 날엔 우울을 뜻하는 파란색이 자주 나온다. 영화 속에 나오는 색상에 대해 알고 나니 오히려 영화가 더 재밌게 느껴졌다. 한번 볼 때는 지루한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이것저것 많이 담긴 영화였던 것이다. 때문에 차라리 이 영화를 볼 때는 색상의 중요성을 알고서 보는 게 좀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결말에 대하여

호불호가 갈리지만 여운을 남긴 결말임에는 틀림없다.

라라랜드는 결말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미아와 세바스찬이 사랑을 이어오다가 위기를 맞기도 하지만 또 어떻게든 해결하고 다시 사랑하는 듯 보인다. 그런데 갑자기 영화가 5년 후로 넘어가더니 미아는 다른 남자랑 결혼해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헤어진 이유를 밝히지도 않고 갑작스럽게 둘이 이미 이별했다고 영화는 통보하고 있다. 이런 갑작스러운 전개에 당황한 사람들도 많지만 나는 오히려 괜찮은 결말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미아와 세바스찬이 행복한 연애 끝에 결혼을 해서 애를 낳고 애를 위아래로 들고 춤추면서 뮤지컬을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니 그나마 있던 감동이 깨지는 기분이다. 영화는 사랑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했다가 헤어지고 또 다른 사람과 사랑하는 현실적인 사랑과 연애를 다룬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에 그치지 않고 둘의 사랑은 끝났지만 서로의 세계가 섞였던 만큼 그 영향은 여전히 서로의 삶에 녹아 있다는 걸 보여준다. 세바스찬은 미아와 연애할 때 당시 미아가 떠올린 이름으로 재즈바를 열었고  헤어진 이후에 그의 집 냉장고는 미아의 상징색인 파란색이다. 미아도 헤어진 후 무채색의 옷을 주로 입지만 그녀의 집엔 빨간 소파와 빨간 장미가 놓여있다. 사람이 사람을 오랫동안 만나게 되면 습관이나 성격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서로를 깊게 알아가는 연애라면 더더욱 그렇다. 영화는 사랑의 시작과 끝을 보여줌으로써 사랑엔 비록 끝이 있지만 이것이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삶에 영향을 주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며 그게 인간을 성장시킨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영화는 그들의 끝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했다.  

 

총평

왜 호불호가 갈리는지 알겠지만 그래도 한 번쯤 보는 건 나쁘지 않다.

사랑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것을 뮤지컬로 아름답게 표현한 영화. 뮤지컬과 음악에 관심이 있고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 보면 좋아할 거 같다. 하지만 뮤지컬에도 연애에도 관심이 없는 나에겐 조금 지루한 영화였다. 뮤지컬 영화하면 맘마미아가 떠오르는데 그런 신나는 뮤지컬을 떠올리고 보다 보니 낭만을 위주로 표현한 잔잔한 라라랜드식 뮤지컬은 성에 차지 않았다. 그리고 캐릭터와 스토리가 평범한 데다 사랑의 서사를 이야기로 다루지 않고 음악과 춤으로 주로 표현해서 둘의 서사에 깊게 공감이 가지 않는 느낌도 있었다. 때문에 뭔가 엄청난 스토리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겐 무조건 지루할 거 같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 영화 속 상징적인 색감이라던지 고전미를 위한 화면비율이라던지를 알게 되었고 지루함과는 별개로 꽤 열심히 만든 영화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호불호가 있든 말든 한 번쯤 보는 게 시간 낭비는 아니라고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