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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추천&리뷰

(영화리뷰)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리뷰

줄거리

플로리다의 한 작은 모텔촌에는 무니라는 작은 여자아이가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습니다. 무니는 스쿠티라는 같은 모텔에 사는 친구랑 같이 옆 모텔에 장난을 치다가 새로운 친구 잰시를 만나고 그 이후로 셋은 허름한 모텔 사이를 놀이터처럼 누비고 다니면서 크고 작은 사고를 치고 다닙니다. 무니의 엄마인 핼리는 일정한 직업 없이 모텔을 전전하며 살고 있는데 그녀는 방세를 낼 돈이 부족해지자 무니와 함께 길거리에서 향수를 팔면서 근근이 살아갑니다. 향수 파는 것으로는 생활비가 부족했던 핼리는 결국 모텔 안에서 안 좋은 개인 사업을 시작하는데 일이 있을 때마다 핼리는 딸 무니를 화장실에 숨겨둔 채 일을 하고 돈을 받아 겨우 생계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이 상황을 모텔 매니저와 모텔 사람들이 눈치를 채고 있었고 그녀와 무니는 점점 삶의 위기에 몰리기 시작합니다. 

 

인물

핼리

핼리는 무니의 철없는 어린 엄마입니다. 직업도 돈도 없지만 그럴듯한 직업을 찾는 것보다 그저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면서 자신에게 적대적인 세상을 향해 언제나 불평불만을 합니다. 딸인 무니에게 잘못된 행동을 알려주고 고쳐주는 것이 아니라 변명하고 거짓말하는 것을 가르치고 아이를 각종 유해한 환경에 노출시키면서도 그게 잘못됐다는 자각조차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핼리도 나름대로 아이와 놀아주고 키우려는 노력을 하는데 이는 핼리가 제대로 된 엄마 역할에 대해 잘 모르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무니

핼리의 어린 딸 무니는 맹랑한 사고뭉치 소녀입니다. 허름한 모텔도 그 주변 폐건물도 전부 재밌는 놀이터처럼 느끼고 친구들과 천진난만하게 놀러 다닙니다. 어른들의 방치 속에서 위험한 일에 처하기도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어른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이상한 일이 있어도 그들이 어른에게 말하지 않으면 없었던 일이 되어버립니다. 무니는 그런 환경이 좋은지 나쁜 건지도 모르고 해맑게 재밌어하고 제대로 된 교육이나 예절을 배우지 못하며 자랍니다. 그러나 

보비

보비는 무니와 핼리 모녀가 사는 모텔의 매니저로 성실하고 고지식한 성격의 남자입니다. 그는 모텔에서 늘 사고를 치고 다니는 무니와 매번 방세를 밀리는 핼리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습니다. 이 모녀에게 항상 시달리는 그이지만 나름대로 그 모녀에 대한 동정심을 품고 있는 인물입니다. 모텔에 들어와 무니와 아이들에게 접근하는 이상한 남자를 발견하고는 바로 내쫓아버리기도 하고 모텔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핼리와 무니 대신에 돈을 내주기도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결말

돈이 부족했던 핼리가 모텔에서 불법적인 개인 사업을 하는 것을 모텔 매니저인 보비에게 들키면서 모텔에 남자를 들이지 못하게 되고 다른 사람들도 핼리를 점점 멀리하게 되며 그녀는 고립되어 갑니다.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게 되자 핼리는 절친이었던 스쿠티의 엄마를 찾아가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데 그녀가 도움을 주기는커녕 핼리의 부도덕함을 지적하며 화를 내자 핼리는 화가 나 그녀를 때려눕히고 맙니다. 그 후 누군가의 신고로 아동보호센터에서 핼리와 무니를 찾아오고 아이가 부적절한 환경에 있다고 판단한 센터는 결국 무니를 엄마로부터 분리하여 시설에 데려가기로 결정합니다. 갑작스럽게 모텔을 떠나게 된 무니는 이를 거부하고 도망쳐서 잰시를 찾아가는데 잰시는 서럽게 우는 무니의 손을 잡고 모텔촌을 벗어나 꿈과 환상의 나라인 디즈니랜드에 함께 들어가면서 이야기가 마무리됩니다.

결말 해석

이 결말에 대해서는 조금씩 해석이 다른데 우선 디즈니랜드에 들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들의 찬란한 미래를 암시한다는 해석이 있습니다. 그들이 모텔촌을 벗어나 꿈과 희망이 넘치는 디즈니랜드로 들어가는 모습은 아이들이 부정적 상황에서 벗어나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가능성과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고 보는 해석입니다. 반면 디즈니랜드로 들어가는 것은 표가 없는 아이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그들의 상상일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상상 속에서나마 희망을 그려보지만 결국 눈앞에 있는 현실은 모텔촌이며 결국 아이들은 가난한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신의 부모님과 같은 절차를 밟으며 또 다른 가난하고 슬픈 삶을 살아갈 것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연출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다채롭고 예쁜 색감을 잘 담아낸 작품입니다. 플로리다의 푸른 하늘에 알록달록한 건물들을 배치하여 영화 내내 청량함을 느끼게 하는데 이런 밝은 배경 속에 부모와 사회로부터 방치된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습니다. 이런 밝은 화면은 어린아이들의 명랑한 모습을 강조하면서도 그들이 처한 현실과의 대비를 보여주어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더 안타깝게 느껴지도록 합니다. 처음엔 맑고 푸른 하늘이 자주 나오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흐리고 비가 오는 하늘을 보여주면서 무니와 핼리의 상황이 악화되어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배경은 고정해 놓고 인물만 멀리서 움직이는 모습을 작게 담아내는 기법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는 관객들이 직접 그들을 멀리서 바라보는 느낌이 들게 하고 불쌍한 아이들을 방관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런 연출은 마치 영화가 우리에게 현실에 이런 아이들이 많은데 너는 주의 깊게 본 적도 없지?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또한 카메라를 일부러 흔드는 듯한 연출은 마치 홈비디오를 찍는 듯이 상황을 자연스럽게 느껴지게 하는데 이는 영화에 현실감을 더해 마치 무니와 핼리가 실존 인물인 것처럼 느껴지게 하고 다큐를 보는 것처럼 상황에 깊게 이입하게 됩니다. 또 어른들의 갈등 속에 그대로 노출된 채 놀고 있는 모습을 아이의 뒷모습을 가만히 찍는 연출도 자주 나오는데 이는 아이의 표정은 보이지 않아도 아이에 시점에서 보는 상황을 관객들이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하여 그들의 불안한 심정을 상상할 수 있게 합니다. 영화는 특정 인물의 감정을 강조하거나 하지 않고 그저 관망하는 태도로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데 영화가 인물의 잘못을 탓하거나 하는 개입 없이 관객이 상황을 직접 판단하고 느낄 수 있게 하여 영화를 본 이후에도 방치된 아이들과 가난한 이들과 같은 사회문제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남겨 둡니다. 

 

감상평

평범하지 않은 것들이 일상인 공간에서 천진하게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아이들은 모텔에 온 관광객들에게 팁을 받으려고 짐을 들어주려고 하기도 하고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잔돈을 달라고 요구하기도 합니다. 제대로 된 교육과 보호 없이 방치된 채 생활하는 아이들이 그것이 잘못됐다는 인지 없이 평범한 아이라면 하지 않을 행동들을 아이처럼 해맑게 하는 모습에서 이질감이 느껴지면서 안타까움이 배가 됩니다. 그런 아이들을 나름대로 챙기는 보비라는 어른도 있지만 그도 결국 그저 남이므로 그들의 삶에 깊이 관여할 수 없고 부모와 사회의 제대로 된 보살핌이 계속 부재한 상태라면 아이들이 곧 어떤 어른으로 자랄지 너무 상상이 잘 돼서 묘한 불쾌함을 느꼈습니다. 꿈과 희망을 상징하는 디즈니랜드 근처의 모텔촌에 살고 있는 가난한 이들의 상황을 바라보면서 사회 이면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과 전 세계에 있을 방치된 아동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